나무에는 수많은 성분이 있습니다. 성분의 대부분은 안정적인 성질로 공기 중에 내놓아도 별로 변화가 없으며, 이런 성분들은 주로 나무의 줄기를 이루어 나무를 단단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에 나무줄기의 세포간격을 비롯하여 열매, 꽃, 잎 등에는 아주 적은 양의 특수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이들은 불안정하여 공기 중에 노출되거나 물에 녹으면 날아가서 `휘발성 성분`이라고 합니다. 비록 양은 적지만 성분의 종류는 테르펜(terpene), 페놀, 알코올 등으로 수백 가지나 되고, 합쳐서 정유(精油) 혹은 수지(樹脂)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휘발성 성분은 공기 중으로 날아가 콧 속의 냄새 신경을 자극하게 되고 우리들에게 냄새로 다가오는 것이지요. 그런데 나무의 종류마다 냄새를 풍기는 성분의 종류와 양은 매우 다릅니다. 향나무와 같이 향기 성분이 많고 잘 날아가는 성분을 많이 가진 나무는 강한 냄새가 나고, 특별히 냄새 성분을 갖지 않는 전나무는 거의 냄새가 없습니다. 또, 같은 나무라도 수분을 많이 가진 생나무일 때, 또 나무의 안쪽 부분인 심재가 바깥쪽 부분인 변재보다 더 냄새가 강합니다. 따라서 은행나무에서 나는 냄새는 은행 열매를 둘러싸고 있는 휘발성 성분이 콧 속이 냄새신경을 건드려 나는 냄새입니다. 그리고 은행은 구우면서 공기 중에 휘발성 성분이 노출되고, 가지고 있던 수분 또한 날아가면서 냄새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출처 :풍나무 원문보기▶   글쓴이 : 김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