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리지(連理枝)’란 말은 중국 《후한서》의 <채옹전(蔡邕傳)>에 나오는 이야기로부터 나왔다. 채옹은 《삼국지연의》에서 조조(曹操)가 싸움터에서 돌아오다가 채옹의 집을 찾아가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채옹의 방 앞에 자라고 있는 두 그루의 나무가 가지를 서로 뻗어 한 가지처럼 붙어 결이 통해 하나가 되었다. 그때부터 채옹의 집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겼고, 후로 연리지가 나타나는 것 자체가 경사스러운 일의 징조로 보았다.
근래에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연리지가 발견되고 있다. 경북 청도군 운문면 지촌리의 깊은 산속 비탈진 곳과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 두 곳에는 소나무 연리지가 있고, 충남 외연도에는 동백나무 연리지가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곳은 세 곳뿐이다. 지촌리의 연리지는 수령이 40~50년쯤이고, 송면리의 연리지는 수령이 120~130년쯤 된 소나무들이다. 이 소나무들이 만들어낸 연리지의 모습은 한결같이 정겹다. 하나가 손을 내밀면 고마운 마음으로 맞잡아 주는 모습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따뜻한 미소를 보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연리지가 되는 과정은 가까이 있는 두 나무의 가지가 자라면서 서로 맞닿는 수가 있다. 우선 맞닿은 부분의 껍질이 자라는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지며 맨살끼리 맞닿게 되어 스킨십이 이루어진다. 이때 먼저 굵기와 자람을 담당하는 ‘부름켜’라는 물질이 서로 연결했을 때 거부반응의 유무를 알아보고 무리가 없음을 확인하면 세포의 완전한 합일을 이룬다. 부름켜는 가진 물질을 서로 주고받고 양분을 공급하는 방사 조직을 서로 섞어버린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세포들이 맞닿은 선을 따라 서로의 세포벽을 이어 생물학적 결합이 완성되면서 연리 작업이 끝나는 것이다. 그러나 연리지의 완벽한 생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여러 해가 필요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