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예쁜 꽃들이 피어나던 그 산과 들에 겨울이 찾아옵니다. 동장군의 칼바람에 대지는 꽁꽁 얼어붙고, 잎이 무성하게 우거져 찬란하던 숲에는 앙상한 가지를 그대로 드러낸 나무들의 아우성만이 가득합니다. 도대체 언제 겨울이 지나갈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도 대지에는 초록들이 숨쉬고 있습니다. 낙엽을 뒤적이면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다년생 초본식물들 중에는 아직도 파릇한 잎을 유지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식물들 중에는 로제트형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로제트형이란 근생엽[i]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바닥에 바짝 붙은 잎이 원형을 이루는 식물의 형태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이러한 로제트형은 키가 크지 않아 당연히 추위를 이겨내기에 용이하여 추운 겨울에도 생장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꽃다지나, 냉이류, 방가지똥, 떡숙, 망초, 개망초같은 식물들은 겨울을 로제트형으로 보내는 대표적인 식물들인데, 몸을 옴추려 로제트형으로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줄기를 올려 햇볕을 보다 더 잘 받을 수 있는 형태로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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